요즘 뜨는 건 '누가 어떻게 만들었지?'

요즘 뜨는 건 '누가 어떻게 만들었지?'

요즘 유튜브 예능을 보다 보면 이상하게 화면 밖 사람한테 자꾸 눈이 가지 않으세요? 리센느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는 콘텐츠 4개나 천만 뷰를 넘기며 화제인데, 정작 사람들이 못지않게 궁금해하는 건 화면 밖에서 판을 짜는 솔파스튜디오 윤성원 PD, 일명 '피디니무'예요. 그의 리액션만 편집한 콘텐츠가 따로 나올 정도인데,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건 '이 사람이 누구인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이렇게 만드는지'예요. 결과물만 보여주던 자리에, 그걸 만든 사람과 제작 방식까지 함께 보여주는 흐름이 여러 업계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요. 오늘 콤키에서 이 흐름을 하나씩 짚어볼게요.

🙋 만든 사람이 콘텐츠가 된 세 곳

① 예능계 – 기획 방식과 태도가 곧 캐릭터가 되다

솔파스튜디오의 윤성원 PD는 원래 외부 프로젝트 기획안을 비딩하며 유명 연예인을 호스트로 세우려다 불발되자, "요즘 핫한 사람 쓰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채널을 만들어 원이를 캐스팅했어요. 이후로도 '뿌리 찾기', '사투리', '거제 여행'처럼 자기만의 결이 담긴 콘셉트를 매번 기획하며 채널을 이끌고 있고요. 넷플릭스로 넓혀 봐도 비슷해요. '데블스 플랜'을 만든 정종연 PD는 게임의 룰과 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로 승부를 보는 '장르 예능의 대가'로 불리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엔 그가 어떤 판을 짰을지부터 궁금해해요. '대환장 기안장'을 만든 정효민 PD 사단도 민박이라는 낯선 소재를 예능 포맷으로 옮겨온 선택 자체로 화제를 모았어요.

Z세대 쪽 사례는 더 재밌어요. 댄서 겸 방송인 가비의 웹예능 '디바마을 퀸가비'는 얼굴 한 번 안 나오고 목소리와 모자이크로만 등장하는 연출자 여진솔 PD, 일명 '슬픔이 PD'가 화제의 중심이에요. '퀸가비'는 가비가 하고 싶어 했던 컨셉을 살려 LA 출신 피처링 가수, 갱스터 아버지 같은 설정을 붙인 반은 진짜 반은 설정된 부캐인데,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이 세계관을 절대 깨지 않는 게 핵심이에요. 슬픔이 PD는 자막을 캐릭터 대사처럼 쓰는 아이디어도 냈지만, 진짜 인기 요인은 이 설정을 깨지 않은 채 콘텐츠 내에서 주옥 같은 즉흥 드립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티키타카예요. 얼굴도 모르는 PD에게 팬들이 애칭까지 붙여준 것도 이 때문이고요. 흥미로운 건 이 흐름이 웹예능에서 유독 두드러진다는 점이에요. 지상파 예능은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PD 존재감을 오히려 지우는 반면, 웹예능은 정반대로 PD를 카메라 앞뒤에서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거든요. 연출자가 자기 존재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 기획 방식과 애드립 감각을 콘텐츠 안으로 끌고 들어온 셈이에요.

② 요식업계 – 셰프의 선택이 그대로 브랜드가 되다

요식업계에서는 흑백요리사 우승자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를 자세히 들여다볼 만해요. 방송 중 편의점 재료로 즉석 티라미수를 만들어 우승한 이후, CU가 급하게 콜라보 상품을 냈는데 초반엔 맛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어요. 그러자 나폴리 맛피아가 직접 피드백을 접수해 CU에 제조법 수정을 건의했고, 이후로도 롯데리아·이디야커피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방송 후 레스토랑의 예약이 폭주했지만 그는 오히려 테이블 수를 줄이고 소수 예약제를 유지했고, 되팔이가 적발되면 예약을 취소하는 강경 대응도 예고했어요. 사람들이 그의 식당에 줄 서는 건 결국 '내가 만든 걸 대충 넘기지 않는다'는 방식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③ 브랜드 – 광고처럼 안 느껴지는 방식이 곧 브랜드가 되다

브랜드 쪽 사례로는 요즘 화제되는 여기어때 공식 유튜브 채널 '때때때'가 있어요. 요즘 인스타그램에 클립 영상이 쏟아질 정도로 화제인 '72시간 소개팅'은 낯선 두 사람이 여행지에서 72시간을 함께 보내는 포맷인데, 연출을 맡은 유규선 PD는 매 시즌 "한 명을 먼저 캐스팅해놓고, 상대방이 갖고 있지 않은 걸 가진 사람을 매치한다"는 기준을 지켜요. 서로 겹치는 게 없어야 대화가 재밌다는 이유인데, 이 기준이 커플마다 반복되니까 시청자들도 다음 매칭을 기대하게 되는 거죠. 때때때 채널의 또 다른 시리즈인 개그맨 곽범이 출연하는 '연차없이 어떡행' 시리즈도 비슷해요. 매번 '연차 없이 주말에 다녀올 수 있는 해외여행지'라는 같은 제약을 반복하면서 사이판, 몽골, 상하이, 마카오처럼 다른 여행지를 소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단순히 여기어때 플랫폼을 홍보하는 콘텐츠라기보다 그 여행지의 액티비티와 동선, 먹을거리까지 진짜 여행 정보를 촘촘히 담아서, 보고 나면 실제로 여행을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느낌이 있어요.

브랜드가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고 보고 싶은 이유를 신중하게 설계하기 때문에 시청자는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본다는 느낌으로 보게 되고,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라 '이 채널을 만든 곳'이라는 뒤늦은 인상으로 다가오는 거죠. 결국 이 채널이 화제가 된 것도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반복해서 보여주느냐의 문제였던 거예요.

💡 콤키의 한 입 인사이트 — 사람들이 진짜 신뢰하는 건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예요

이 사례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어요. 왜 하필 이 사람들, 이 채널이었을까요? 윤성원 PD는 '핫한 사람 대신 진짜 케미를 우선한다'는 기준으로 매번 콘셉트를 기획하고, 슬픔이 PD는 '퀸가비'라는 세계관을 절대 깨지 않고 애드립을 주고받는 감각을 매회 반복해서 보여줘요. 나폴리 맛피아는 콜라보마다 '대충 넘기지 않는다'는 태도를 지키고, 유규선 PD는 72시간 소개팅의 시즌마다 '겹치지 않는 사람을 매치한다'는 같은 기준으로 커플을 고르고, 곽범의 '연차없이 어떡행'도 매번 같은 제약(연차 없이 떠난다) 안에서 여행 정보를 촘촘히 채우는 방식을 반복해요. 사실 이 다섯을 관통하는 건 '한 번 잘한 선택'이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방식'이에요.

한 번의 완성도는 사실 운으로도 나올 수 있어요. 그런데 방식은 반복돼야만 보여요. 사람들은 이번 화, 이번 콜라보, 이번 시즌 하나가 좋아서 반응하는 게 아니라, 그게 매번 같은 결로 반복되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아, 이 사람(팀)은 이런 기준으로 만드는구나'를 학습하게 되고, 그 학습이 다음 콘텐츠나 다음 결과물까지 미리 믿게 만드는 거예요.

이게 유독 두드러지는 이유는 AI 때문이기도 해요. 어느 정도 수준의 결과물을 만드는 비용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저점이 높은 콘텐츠와 제품이 쏟아지고 있어요. 잘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는 특별해지기 어려운 시대인 거죠. 그럴수록 사람들은 '무엇을 만들었나'보다 '어떻게 만들었나'에서 사람 냄새 나는 지점을 찾으려고 해요. AI는 그럴듯한 결과물은 흉내 낼 수 있어도, 반복해서 지켜온 방식과 기준까지 그대로 베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브랜드나 개인이 이 흐름에서 가져갈 수 있는 건 '무엇을 보여줄까'보다 '어떻게 반복해서 보여줄까'예요. 매번 같은 원칙으로 소재를 고르거나, 매번 같은 톤으로 피드백을 반영하거나, 매번 같은 선에서 타협하지 않는 것. 화려한 한 번보다 이 반복이 훨씬 어렵고, 그래서 더 잘 기억돼요.

결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계속해서 만들어내는가예요. 그 방식이 쌓이면 그게 곧 그 사람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고, 다음 결과물까지 미리 믿게 만드는 힘이 되거든요.

🤔 여러분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계신가요?

이렇게 보니 만든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는 게, 결국 '무엇을 잘했나'보다 '어떻게 하고 있나'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완성도 높은 결과 하나를 내놓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오래가는 건 매번 같은 방식을 반복하는 모습이거든요. 일이든, 취미든, 매일 올리는 SNS 게시물이든요.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나는 무엇을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그걸 남들이 알아볼 수 있게 보여준 적은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해요. 여러분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계신가요?

🍪💌 콤키의 한마디

당장 눈에 띄는 화려한 성과가 없다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무엇을 해냈는가'보다 '어떻게 매번 이어왔는가'를 증명해 내는 당신의 끈기가 결국 가장 단단한 신뢰로 돌아올 테니까요.💪